시작하기 전 간단 요약
- 한마리에 오천원. 가성비 최고.
- 싸다고 걱정할건 없을듯. 잡내도 없고 맛있다.
- 옛 감성, 옛 그 맛.
한국통닭종로3호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699 · 블로그리뷰 213
m.place.naver.com
들어가기 전 조금 출출할 것 같아 뭐라도 사갈까 하는 마음에 종로3가역 근처를 돌아다니던 와중, 고소한 치킨냄새에 고개를 돌려보다 내 눈을 의심했다.
통닭 한 마리에 오천원이라고? 너무 싸도 의심이 되기 마련이다.
재료가 덜 신선한건가, 싼 걸 쓰는 건가, 요즘 치킨이 어떻게 오천원이지? 뭐, 어차피 내가 먹을 건데 도전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 마리를 포장했다.
메뉴판도 옛날 감성이다. 통닭은 마리수를 많이 시킬수록 가격이 저렴해진다. 한 마리에 오천원, 두 마리에 구천원, 세 마리에 만삼천원. 맛만 괜찮다면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한잔 걸치기 좋은 분위기다.
메뉴판 밑에는 이렇게 한번 미리 튀겨놓은 듯한 치킨이 쌓여있다. 주문을 받자마자 치킨 한마리를 튀김기에 집어넣는다. 저렇게 밖에 쌓아놓는 게 위생적으론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가게의 분위기나 감성에는 톡톡히 한몫을 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차피 내가 먹을 거다. 나만 먹을 음식에, 거기다 이 가격에 예민하게 굴고 싶지 않다. 이런 게 싫고 불편하다면 애초에 이런 음식은 안 먹는 게 맞다.
다 튀긴 치킨을 가위로 듬성듬성 잘라 종이봉투에 담아 검은 비닐봉투에 넣어준다. 옛날통닭 그 자체다. 뭔가 옛날 아버지가 퇴근길에 자식들에게 사다 주는 비주얼이다. 나에게 그런 추억은 없지만, DNA에 박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버지와 퇴근길, 그리고 통닭은 함께 있으면 가슴이 울리는 단어들이다. 신기하다.
편의점에 들러 콜라 한병을 사며 한컷 찍었다. 딱 이 비주얼에 소금 한팩을 같이 준다. 다른 소스를 먹고 싶으면 개당 오백원으로 사면된다. 나는 소금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패스했다. 한 손에 달랑달랑 들고 걸으면 고소한 치킨냄새와 함께 따뜻한 김이 손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방에 호다닥 들어와 조금이라도 식을까 바로 먹기 시작했다. 작은 닭을 사용해서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프랜차이즈 치킨 기준 1인 1닭을 하는 사람이라면 부족한 정도. 두 마리는 시켜야 할 듯하다. 닭을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하는 나에게는 딱 맞는 양이었다.
식감은 옛날 통닭 특유의 쫀득쫀득 쫄깃쫄깃한 식감이다. 살짝 걱정했던 잡내도 하나도 나지 않는다. 맛있다. 아, 맥주를 살걸. 후회한다. 치킨 자체에 간도 어느정도 되어 있어서 소금도 딱히 필요 없을 듯하다. 순식간에 한 마리를 다 먹었다. 이 가격에 이 맛이면 뭐라 말할게 없다.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오천원에 맛있는 통닭은 물론 정겨운 감정까지 덤으로 얻은 듯하다. 다음엔 친구를 데리고 가 술 한잔 기울이며 먹어야겠다.
'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일대 앞 곱창집? 동춘돌곱창 (0) | 2024.03.31 |
---|---|
강남역 훠궈, 하이디라오 서초점. 드디어 가보다. (4) | 2024.03.29 |
서일대 앞 분식집, 모두랑분식 (0) | 2024.03.29 |
강남역 신분당선 라멘집, 유타로 강남점 (0) | 2022.08.25 |
가로수길 프랑스 가정식 맛집, 봉쥬르테이블 (0) | 2022.08.06 |